Van Rossem, 카르다노 역사적 의미

Van Rossem 하드포크 완료

2026년 7월 21일


7월 18일, 카르다노의 새로운 이정표

2026년 7월 18일 21시 44분 51초(UTC), 카르다노(Cardano) 메인넷이 프로토콜 버전 11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른바 "Van Rossem 하드포크(Hard Fork)"가 발효된 순간입니다. 하드포크란 이전 버전과 호환되지 않는 방식으로 프로토콜 규칙을 변경하는 작업을 말하며, 모든 노드(Node)가 새 규칙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갱신해야 네트워크에 계속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환은 겉보기엔 여느 업그레이드와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그 과정을 들여다보면 카르다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IOG(Input Output Global)나 카르다노 재단(Cardano Foundation) 같은 핵심 개발 주체의 주도가 아니라, 온체인 거버넌스(On-chain Governance) 투표만으로 하드포크가 비준(ratify)된 것입니다. 이 글에서는 Van Rossem 하드포크가 어떤 절차를 거쳐 발효되었는지, 기술적으로 무엇이 달라졌는지, 그리고 이 이름에 담긴 의미까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온체인 거버넌스로 완주한 첫 하드포크

카르다노는 볼테르(Voltaire) 에라(Era, 카르다노 프로토콜의 개발 단계를 뜻하며 Byron → Shelley → Goguen → Basho → Voltaire 순으로 진행되어 왔습니다)에 접어들며 완전한 탈중앙화 의사결정 체계를 목표로 삼아 왔습니다. Van Rossem 하드포크는 그 목표가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보여준 첫 사례입니다. Intersect(카르다노 프로토콜 개발 조율을 맡는 회원제 비영리 기구)는 이번이 자신들이 조율한 세 번째 하드포크이며, 2024년의 Chang, 2025년의 Plomin에 이은 사례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앞선 두 하드포크와 달리 Van Rossem은 거버넌스 행동(Governance Action, 온체인에 제출되어 DRep 투표를 거치는 공식 제안)의 제출부터 비준까지 전 과정이 DRep(Delegated Representative, ADA 보유자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아 거버넌스 투표에 참여하는 대표자), SPO(Stake Pool Operator, 스테이크 풀 운영자), 헌법위원회(Constitutional Committee, 카르다노 헌법 준수 여부를 검토하는 거버넌스 기구)의 투표만으로 완결되었다는 점에서 구분됩니다. Intersect는 하드포크 발효 직후 공식 채널을 통해 "DRep이 SPO·헌법위원회와 함께 하드포크 비준 투표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명시적으로 밝혔습니다. Chang과 Plomin 하드포크 때는 SPO와 헌법위원회만 비준 절차에 관여했던 반면, Van Rossem에 이르러서야 ADA 보유자의 의결권을 위임받은 DRep 계층까지 하드포크 비준이라는 프로토콜 최상위 의사결정에 정식으로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이는 볼테르 에라가 표방해 온 3자 균형 거버넌스 구조(DRep·SPO·헌법위원회)가 하드포크 영역까지 완성되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투표 결과와 비준 타임라인

하드포크 개시 거버넌스 행동은 2026년 6월 16일 메인넷에 제출되었습니다. 이후 약 4주에 걸친 심의와 투표를 거쳐 7월 13일 21시 45분(UTC) 비준에 성공했습니다. Intersect가 발표한 공식 투표 결과에 따르면 DRep은 77.63%(가결 기준 60%)의 찬성률을, SPO는 52.7%(가결 기준 51%)의 찬성률을 기록해 각각 임계값을 넘었습니다. 헌법위원회는 총 7명 중 6명이 찬성표를 행사했고 1명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이 결과로 5분의 7 이상의 찬성이라는 비준 요건이 충족되었습니다. 특히 SPO 찬성률은 필요 임계값을 1.7%포인트 넘는 수준에 그쳐, DRep 투표만큼 여유롭지는 않았다는 점도 함께 짚어둘 만합니다. 비준 이후 발효까지는 5일의 간격을 두어 노드 운영자와 거래소, 지갑 서비스 등 인프라 사업자들이 하드포크 호환 버전으로 전환할 시간을 확보했습니다.

기술적 변화 — Plutus 개선과 신규 암호화 기능

Van Rossem은 인트라-에라 하드포크(Intra-Era Hard Fork, 에라 자체를 바꾸지 않고 현재 에라 안에서 프로토콜 버전만 올리는 경량 하드포크)로, 카르다노가 현재 위치한 콘웨이(Conway) 거버넌스 원장 체계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번 업그레이드의 핵심은 플루투스(Plutus, 카르다노의 스마트 컨트랙트 실행 환경 및 언어) 실행 비용을 낮추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스마트 컨트랙트 실행에 필요한 여러 연산의 비용 모델이 조정되었으며, 개발자들이 더 저렴하고 유연하게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할 수 있는 신규 기능도 함께 도입되었습니다. 대표적으로 BLS12-381 다중 스칼라 곱셈, 네이티브 배열 타입, 모듈러 지수 연산 등이 추가되어,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이나 고급 암호화 로직을 활용하는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도구가 주어졌습니다. Intersect 산하 하드포크 워킹그룹(Hard Fork Working Group)은 이번 전환에 다운타임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확인했습니다.

이름에 담긴 의미 — Max van Rossem을 기리며

이번 하드포크의 이름은 2025년 10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카르다노 커뮤니티 기여자 Max van Rossem을 기리기 위해 붙여졌습니다. 그는 암스테르담에서 AmsterdamNode 스테이크 풀을 운영했고,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네덜란드 카르다노 서밋을 조직했으며, 암스테르담 최초로 ADA 결제를 받는 술집을 만드는 데도 기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프로토콜 버전 11에 그의 이름을 붙이자는 정보 제안(Info Action)은 2026년 초 DRep 투표에 부쳐져 83.62%의 찬성(약 44억 ADA 상당의 투표력)을 얻어 통과되었습니다. Intersect가 남긴 추모 메시지에는 그가 “어려운 질문을 던졌고”, “무언가를 만들었으며”,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는 평가가 담겼습니다. 기술적 성과 뒤에 커뮤니티 한 사람의 헌신이 있었다는 점은, 카르다노 생태계가 스스로를 어떻게 기억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Dijkstra 에라와 Leios를 향한 디딤돌

Van Rossem은 그 자체로 끝나는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다음 단계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Intersect와 IOG는 이번 하드포크가 다음 주요 에라인 Dijkstra의 기반을 다지는 작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Dijkstra 에라에서는 처리량을 대폭 늘리는 차세대 합의 프로토콜인 우로보로스 레이오스(Ouroboros Leios)가 카르다노 메인넷에 도입될 예정입니다. 실제로 하드포크 워킹그룹은 Van Rossem의 발효 대응 체계를 갖추는 동시에, 이미 다음 하드포크와 Dijkstra 에라를 향한 준비 작업으로 초점을 옮겼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업그레이드로 낮아진 Plutus 실행 비용과 새로 추가된 암호화 연산 기능들은, 앞으로 레이오스가 가져올 높은 처리량을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으로 볼 수 있습니다.

거버넌스 정밀도 검증 — 무엇을 시사하는가

이번 사례가 갖는 의미는 기술적 성취를 넘어섭니다. 카르다노가 표방해 온 "탈중앙화된 자기 개선 능력"이 실제로 작동함을 보여준 첫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소수의 핵심 개발자에게 의존하지 않고,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투표만으로 프로토콜 규칙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이론적으로 더 회복력 있고 적응력 있는 블록체인이라는 평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성과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SPO 찬성률이 필요 임계값을 근소하게 넘긴 52.7%에 그쳤다는 점은, 스테이크 풀 운영자 계층의 참여와 합의 형성이 DRep 계층만큼 매끄럽지는 않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State of Cardano Governance 2026 보고서에서도 SPO의 거버넌스 참여율이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 바 있어, 이번 투표 결과와 함께 놓고 볼 때 SPO 참여 확대는 앞으로도 카르다노 거버넌스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마무리 — 주목할 점

Van Rossem 하드포크는 카르다노 커뮤니티, 특히 국내에서 스테이크 풀을 운영하거나 DRep으로 활동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시사점을 남깁니다. 첫째, 온체인 거버넌스로 프로토콜이 실제로 바뀔 수 있다는 선례가 만들어진 만큼, 앞으로 제출될 하드포크나 파라미터 변경 제안에 대한 투표 참여의 무게가 한층 커졌습니다. 둘째, 낮아진 Plutus 실행 비용은 국내 dApp 개발자들에게도 실질적인 개발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어, 스마트 컨트랙트를 활용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라면 이번 업그레이드로 무엇이 바뀌었는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업그레이드가 Dijkstra 에라와 레이오스 도입을 향한 디딤돌이라는 점에서, 카르다노의 확장성 로드맵이 이론 단계를 지나 실제 메인넷 적용 단계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합니다.


참고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