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다노 확장성, 이제 실전 테스트에 들어가다
2026년 7월 10일
무사시 도장(道場) 입소기
이론과 설계를 넘어 Leios는 이제 실제 네트워크 위에서 검증받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IOG는 2026년 5월, Leios를 테스트넷 프로토타입에서 메인넷 출시 후보(release candidate) 수준으로 완성하기 위해 2,770만 ADA 규모의 트레저리 제안을 제출했고, 10배에서 65배에 이르는 처리량 향상을 단계적으로 달성하는 로드맵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2026년 6월 23일, 이 로드맵의 첫 실전 무대인 공개 테스트넷 무사시 도장(武蔵道場, Musashi Dojo)이 문을 열었습니다. 16세기 검술가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蔵)의 저서 『오륜서(五輪書)』에서 이름을 딴 이 테스트넷은, 카르다노 일본 커뮤니티에 대한 헌사이자 무사시의 전략 철학에 대한 오마주이기도 합니다.
테스트는 지(地)·수(水)·화(火)·풍(風)·공(空), 즉 어스(Earth)·워터(Water)·파이어(Fire)·윈드(Wind)·보이드(Void)의 다섯 단계로 구성됩니다. 초기 설계 검증(어스)에서 시작해 프로토콜 파라미터를 조정하고(워터), 실제 운영 환경에 가까운 조건에서 SPO(스테이크 풀 운영자)의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셋업을 테스트하며(파이어), 적대적 시나리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윈드), 마지막으로 메인넷 준비를 마무리하는(보이드) 단계로 점진적으로 강도를 높여가는 구조입니다. SPO 입장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크지 않지만 실질적입니다. 기존에 관리하던 VRF·KES 키에 더해 엔도서 블록 검증을 위한 BLS 키를 새로 등록해야 하며, 컴퓨팅 자원과 대역폭 요구량도 소폭 늘어납니다.
다만 메인넷 하드포크 목표 시점에 대해서는 출처마다 표현에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카르다노 재단과 IOG의 공식 자료는 대체로 "2026년 말"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반면, 일부 매체는 이를 구체적으로 "2026년 11월"로 보도하고 있어 아직 공식적으로 특정 월까지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Intersect의 최근 주간 업데이트에 따르면, Leios의 선행 조건 성격을 지닌 프로토콜 버전 11 하드포크 "반 로썸(Van Rossem)"은 7월 3일 기준 SPO의 노드 v11 채택률이 89%까지 오르고 거래소·DApp 준비도가 모두 80%를 넘어서면서, 비준에 필요한 모든 준비 기준이 충족되었다고 발표되어 Leios로 가는 기반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정답은 없다 — 두 원장 모델이 남긴 숙제
여기서 카르다노 커뮤니티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eUTXO 모델이 만능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계정 기반 모델이 인기를 끈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계좌 잔액이라는 직관적인 추상화 덕분에 개발자는 복잡한 상태를 훨씬 쉽게 설계하고 조작할 수 있었고, 이는 이더리움 생태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배경 중 하나였습니다. 반면 eUTXO 환경에서 스마트 컨트랙트를 설계할 때는 상태가 UTXO 단위로 파편화되어 있는 만큼, 여러 사용자가 동시에 같은 컨트랙트와 상호작용하는 상황(이른바 ‘동시성 문제’)을 다루기 위한 별도의 설계 패턴이 필요합니다. 카르다노 생태계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태 스레드 토큰이나 배치 처리 등의 기법을 발전시켜 왔지만, 계정 모델만큼 직관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또한 Leios가 제공하는 확장성이 기본적으로 수직적 확장(vertical scalability), 즉 개별 노드의 연산·네트워크 자원을 늘림으로써 처리량을 높이는 방식에 가깝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더 많은 노드를 추가해 용량을 늘리는 수평적 확장과는 결이 다르며, 이 부분에 대한 확장은 향후 연구 과제로 남아 있다는 평가도 Coin Bureau 리뷰에서 제기된 바 있습니다.
이더리움의 실험 역시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린 이더리움 로드맵 자체가 개발자 커뮤니티 내에서도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실행 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다는 우려가 함께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결국 두 진영의 최근 행보는 "어느 모델이 옳았는가"를 판가름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성이라는 공통의 난제 앞에서 서로 다른 설계 철학이 어떻게 수렴하고 갈라지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실험대라고 보는 편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2030년, 2,700만 트랜잭션을 향해
IOG(Input Output Global)와 Intersect가 제시한 "2030 비전(Vision 2030)"은 현재 월 약 80만 건 수준인 온체인 트랜잭션을 2,700만 건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Leios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처음부터 염두에 둔 핵심 수단으로 설계되었으며, 우로보로스 프라오스만으로는 이 규모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이 IOG의 진단입니다. 무사시 도장 테스트넷은 이 비전이 시뮬레이션을 넘어 실제 네트워크에서 검증받는 첫 관문이며, 앞으로 몇 달간 이어질 다섯 단계의 테스트 결과가 카르다노의 하반기 로드맵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기술이 꾸준히 전진하고 있음에도 ADA 가격이 5년래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은 다수의 매체가 함께 지적하는 아이러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계정 기반 모델의 원조 격인 이더리움 진영에서마저 UTXO적 설계를 재조명하기 시작한 지금, 카르다노가 처음부터 채택해 온 eUTXO 설계 철학이 뒤늦게 경쟁 진영의 참고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학술적 엄밀함을 앞세워온 카르다노의 접근 방식이 시간이 지나며 재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읽을 수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